농번기 어느 농촌가족의 대화에서...경상도 사투리

 

"야이노무 소상머리야! 꼬대기지 말고 개갑게 들고 고께고께 댕기라".
 ( 야 이놈 자슥아. 까불거리지 말고 가볍게 들고 조심조심 다녀라)

"그카따 구빠러져가~ 돌삐에 장게이라도 깨마 우얄라 카노".
 (그러다 넘어져서 돌맹이에 무릎이라도 다치면 어쩔려고 하니)

"이 바뿐철에 일은 천지 삐까리재,글타고 놉이라도 있나!"
(이 바쁜철에 할 일은 굉장히 많지 그렇다고 품주고 살 일꾼이라도 있나,)
      
"니라도 일을 좀 거들어 야재.내사 이노무 지심땜에 후네끼 죽겠다".
 (너라도 좀 일을 거들어 야지 내가 이놈의 잡초 때문에 너무지쳐 힘에부치는 구나)

"아이고 디다 마 좀 슀다 하자"
(아이고 피곤하다 좀쉬었다 하자)

 "동윤아!배도 헐추리 한데 좀 슀다가 저아래 점빠~ 가가~ 대포한되 받어 오너라". 달아놓고
(동윤아 !배도 시장한데 좀 쉬었다 저 아래 가게에 가서 막걸리 한주전자 사오너라.외상장부에 올려놓고....
     
"예" 근데 아부지요 그집 점빠~아 할마시가 얼매나 꼬꾸랍은데 외상을 주겠능교?
 (그런데 아버지 그집 가게에 할마시가 얼마나 까다로운데 외상주겠어요?

"괘안타 내가 이바구 해 놓았으니
(괞찮다 내가 이야기 해놓았으니)

"그래라.그라고 댕기 오면서 집에가가~ 국시 삶아놓은것 좀 가~오너라"
(그래라.그리고 다녀 오면서 집에가서 국수 삶아놓은것 좀 가져 오너라)

 "정재~에 보면 부직옆에 바뿌재로 덮어놓았니라".
(부엌에 보면 아궁이옆에 밥보자기로 덮어 놓았다.

"지렁과 저분도 단디 챙기 오너라.그라고 정재 배런빠~ 보면 강구가 걸리 있는데
(간장과 젓가락도 꼭 챙겨서 오너라. 부엌 벽에 보면 장바구니가 걸려 있으니 )

"거~ 담아 끄네까리로 손잡이를 뽀꿈 자아 매서 오너라.털푸이 같이 칠칠흘리지 말고(거기에 담아노끈으로 손잡이를 꼭 잡아매어서 오너라 어슬픈 아이 같이 칠칠 흘리지 말고)

"엄마가 함부래 가~오지 .자전거 타고 가거러 쇳대 좀 주소.아부지요.
(엄마가 미리 가져 올것이지.자전거 타고가게 열쇠 좀 주세요.아버지.)


"대포 주전자에 국시 강구 까지 들고 자전거 타고 오마 꼰드랍다.걸어가거라
(막걸리 주전자에 국수바구니 까지 들고 자전거 타고 오려면 중심 잡기 어렵게 위태하니 걸어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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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다 인자 오노.
(뭐하다 인자 오노.)

"오다 보이끼네 거라~서 개똥이가 괴기를 잡고 있던데 한~금 잡았던데요.
(오다 보니까 강에서 개똥이가 고기를 잡고 있던데 많이 잡았던데요.)

"그라고 고디도 엄시미 좃고요.
(그리고 다슬기도 제법 줏고요)

그래서 요새 해묵고도 없고 해서 매운탕 끼러 묵거러 좀 농갈러 달라캤더니
(그래서 요사이 반찬도 없고 해서 매운탕 끓여먹으려 좀 나눠달라 했더니)

"좀 주데요.가가 얼매나 꿀삐던동 선나 꼼째이 주데요.
(좀 주데요 그애가 얼마나 욕심장이던지 아주 조금 줬어요)

"개똥이가 어나~고?
(개똥이가 어느 아이이고? ( 누구니?)                                                                             

"저아래 우리집에 놀러 왔던 아~ 아잉교.
(엊그저께 우리집에 놀러 왔던 친구 아닙니까.)

"아! 가가 가가?
아!그애가 바로 그애 인가?

"예.거라~ㅇ 물이 말라 괴기가 새비렀데요.저도 괴기 좀 잡아 오까요?
(예.강에 물이 말라 고기가 정말 많아요.저도 고기 좀 잡아 올까요?)

"그래라.가가 마이 잡아 온너라.디앙간에 보면 반도가 있니라
(그래라.가서 많이 잡아 오너라.뒷간에 보면 고기잡는 반도 가 있다)

"정라~ㅇ(정랑)보면 수굼포도 있으이 가~가봐라 씰데있을라
(화장실에 가면 삽이 있으니 가져가봐라 쓸데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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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지요.고기 이마이 잡았니더.아~들 마카다요.
(아버지, 고기 이만큼 잡았습니다,애들 전부다요.)

"다른 아~들은 마카 우에 잡더노?"
(다른 아이들은 모두 어떻게 잡더냐?)

"가~들도 마카 시제마꿈 반도 하나씩 들고와가 잡데요.
(그 애들로 모두 제각기 반도 하나씩 들고 와서 잡던데요).

"그단새 이마이 잡았나.그란데 니 팔꾸마래 밍당구는 와 그래 들었노?
(그사이에 이만큼 잡았나.그런데 너 팔꿈치 아래에 멍은 왜그리 들었니?)

"고기 후지박을라고 꼬징게이 하나 꺽을라고 남게 올라가다 널쪘니더.
(고기를 몰아 쫓을려고 나무작대기 하나 꺽으려 나무에 올라가다 떨어졌어요.)

"영식이는  새굼파리에 발바닥을 비캐가 일찍 갔다 아잉교.
(영식이는 질그릇 깨진조각에 발바닥을 베어서 일찍 갔다 아닙니까.)

"같이 잡아 농갈리자 카이 얍삽하게 혼자 마이 잡을라 카더니... 고거참 아방시 꼬방시데요.
(같이 고기 잡아 나누자고 하니 잔꾀부리며 혼자 많이잡을려 허더니..고거참 샘통이네요.)

"얼매나 되는지 한번 세알러 봐라.그라고 참한놈으로 몇마리 갈래가 회쳐먹자.
(몇마리나 되는지 한번 세어 봐라.그라고 적당한 놈으로 몇마리 선별해서 회쳐먹자)

"괴기 배따고 창대기는 기명물 통에 넣어 비렁내 안나거러 한쪼 치워놔라
고기 손질해서 창자(내장)는 허드랫물(쇠죽 끓이는 물로사용됨)통에넣어 비린내 안나게 한쪽에 치워놓아라.

"장만해 놓고 이따 한번 더 잡아올래?

"아이고 인자 더쩡 없니더.
(아이고 이제 더는 생각이 없습니다.진절머리나서요.)

"장꼬배이에 가서 꼬장 좀 떠온나. 초장 만들거러.
(장독에 가서 고추장 떠오너라.초장 만들게)

"앗다 이집에는 물괴기가 개락을 하는구나.
앗다 이집에는 물고기가 넘쳐나는 구나.)

"아재 오시능교?일로 오이소, 회좀 잡솨보시소
(아저씨 오십니까?이리 오셔서 회 좀 잡숴보세요)

"앗다.맛있게 비네.근데  웬노무 회가 빼가지가 이래 시-노.
앗다.맛있게 보이네 회가 웬 뼈가 이리 센가)

"마 잔죽고 무라.우리아~가 장만으니라 애뭇다.
(마 아무말 말고 먹으라.우리 동윤이가 회감 만든다고 애썼다)

"예" "그건그렇고 이때는 쇠주 한비~있어야 되는데....우에 한꼬뿌 라도 없능교".
(예. 그건그렇고 이때는 소주 한병 있어야 되는데.어째 한잔도 없겠습니까")

"동윤이 아부지요! 내 영천자~ㅇ 좀 댕기 오끼요.
(동윤이 아버지 내 영천시장에 좀 다녀 올께요)

"마알라꼬.
(뭐할려고)

"당신 가람 할 주봉도 한불사고 사분도 몇장 사야되고  달~비도 고쳐야하고....
(당신 나들이할 바지도 한벌 사고 비누도 몇장사야되고 다리미도 고쳐와야하고)

"그라마 가거들랑 토깨이나 한 마리 사오너라.푹~꽈 묵거러.
(그러면 가거던 토끼나 한 마리 사오너라.푹 고아서 먹게)

"아이고 돈도 기러분데...언제 한번 돈 안짜치게 살아보꼬
(아이고 돈도 아쉬운데.. 언제 한번 돈이 풍족하게 살아볼고.)

"마 개작은데 시장잎새에 가서 사오너라.참 그라고 전에 사온 주봉은  통이 너무 솔더라."
(가까운데 시장입구에 가서 사오너라, 참 그리고 전에 사온 바지는 통이 너무 좁더라.)

"회도 맛있게 얻어 무운는데  아~들 까자라도 한봉다리 사줘야 될낀데."
(회도 맛있게 얻어 먹었는데 애들 과자라도 한봉지 사줘야 될텐데)

"어데요.어제 훌찌도 생강스럽게 빌려 썼는데요.그라마 놀으시다 가이소.댕기오끼요"
(아니예요.어제 쟁기도 아쉬울때 고맙게 빌려 사용했는데요 그러면 쉬시다 가세요 다녀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