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멀리까지 넓은 지역 공략하라

새벽 바람이 제법 쌀쌀한 게 바닷가는 벌써부터 겨울이 연상되는 계절이 되었다. 성질 급한 꾼들은 벌써 원도권의 감성돔 소식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이제는 가을의 끝자락이다. 수온이 떨이지기 시작하면서 내만권은 시즌이 끝나고 먼바다의 섬들은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늦가을부터는 잔씨알의 감성돔이 점차 사라지면서 굵은 씨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하지만 감성돔이 여름이나 가을철 보다는 갯바위 주변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감성돔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생각하며 낚시를 해야 한다. 수온이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감성돔의 움직임이 활발할 때이므로 굳이 깊은 수심의 포인트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수심이 완만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깊어지는 지점이나 큰 수중여가 있는 곳이라면 감성돔이 머물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갯바위 주변에 감성돔이 잘 붙지 않을 뿐이지 조금 멀리 떨어진 지점을 공략하면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뜰녘은 철저히 가까운 곳을 노릴 것

감성돔이 가장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대는 역시 해뜰녘이다.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감성돔의 활동이 저하되는 겨울철에도 해뜰녘 만큼은 움직임이 매우 활발할 때가 많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노려야 할 지점은 갯바위에서 10ｍ 이내의 지역이다. 대부분의 포인트들은 갯바위 주변에 패류나 갑각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으므로 감성돔의 주된 먹이 활동장소가 된다. 주변에 크고 작은 수중여가 있다면 가장 먼저 눈여겨 봐야 할 곳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감성돔은 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바닥이 훤히 비치는 물색에서는 감성돔을 거의 낚을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물빛이 적당히 흐릴 때 입질이 시원스런 것도 감성돔의 경계심이 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변이 밝아지면 밝아질수록 감성돔은 갯바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감성돔은 이런 움직임을 갖고 있으므로 해뜰녘은 놓쳐선 안될 시기다.

갯바위 주변을 노릴 때는 최대한 예민한 채비를 준비해야 한다. 찌는 크기가 작고 날씬한 형태가 적당하다. 채비를 멀리 던지거나 흘릴 필요가 없으므로 작은 크기일수록 유리하다. 새벽녘에 가까이 공략할 때는 특히 소음에 주의해야 한다. 감성돔은 주변 소음에 매우 민감하므로 갯바위 주변이 소란스러우면 멀리 달아나버린다.

보통 갯바위 가까운 곳은 수심 5ｍ 이내인 포인트가 대부분이다. 또한 조류도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3B 내외의 채비면 적당하고, 수중찌는 조류의 흐름을 잘 타는 큰 사이즈가 좋다. 갯바위 가까이는 바닥이 홍합이나 쩍 등으로 이뤄진 곳이 많으므로 밑걸림을 최소화 하기 위해 목줄에는 봉돌을 달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정도 기준을 가지고 조류나 수심의 변화에 따라 찌를 선택하면 된다.

밝아지기 시작하면 멀리 공략

해뜰녘 갯바위 주변을 공략하다 주변이 환해지기 시작하면 입질도 뜸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밑밥을 가까이 뿌려 낚시 시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이도 한계가 있다. 감성돔은 좀 더 깊은 곳이나 수중여 사이로 몸을 숨기게 된다. 이때부터는 점차 멀리 공략해야 하는 것이다.

멀리 공략한다면 어느 정도 거리인지, 그리고 얼마나 깊은 지점을 공략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멀리 공략할 때는 공략할만한 지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우선 가까운 곳을 노릴 때보다 한단계 높은 호수의 채비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찌밑수심을 1.5배 가량 더 깊이 조절한 상태에서 멀리 던져 밑걸림이 생기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만약 밑걸림이 생기지 않으면 찌밑수심을 더 주면서 채비를 던진다. 이런 동작을 몇번 반복하면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부근을 집중적으로 노려봐야 한다. 해뜰녘 갯바위 주변에 머물던 감성돔이 1차적으로 이동해 머물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점은 그림 1에서와 같이 갑자기 깊어지는 수중턱이거나, 큰 수중여 부근일 수도 있다. 두곳 모두 날이 밝아지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감성돔이 머물기 좋은 은폐물이 되는 곳이므로 우선적으로 노려봐야 할 지점이다.

이런 지점을 공략할 때는 최대한 멀리 채비를 던져 찌밑수심까지 가라앉힌 상태에서 서서히 끌어와야 한다. 바늘 위 50㎝ 지점에 봉돌을 한개 물리면 수중턱이나 수중여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밑걸림이 발생했을 때 봉돌의 움직임을 보고 찌밑수심을 조절할 수 있고, 수중턱에 미끼를 걸쳐 놓은 상태에서 입질을 기다릴 수 있다.

만약 갯바위 가까이가 5ｍ 내외라고 가정했을 때 조금 더 멀리 공략할 때는 7~8ｍ 정도로 찌밑수심을 조절하고, 0.5~0.8호 정도의 부력으로 채비를 바꾼 상태에서 낚시를 해야 한다. 조류가 그다지 빠르지 않을 때는 저부력의 채비로도 깊은 수심층까지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엔 수심에 맞는 채비를 하는 게 훨씬 쉬운 방법이다.

그리고 늦가을이나 초겨울부터는 감성돔이 밑밥에도 쉽게 중층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일단 미끼가 찌밑수심까지 빠르게 내려간 상태에서 채비를 조작해야 하므로 수심에 맞는 찌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초급자는 물론, 중급자들 중에도 거리나 수심의 변화에 관계없이 한가지 채비로 낚시하는 분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노리는 거리나 수심층에 따라 적당한 채비로 바꾸는 것도 낚시 실력의 일부분이다. 특히 감성돔낚시에서 깊은 수심을 공략할 때는 미끼를 바닥층 부근까지 빨리 내리는 게 급선무이므로 적당한 부력의 찌로 재빨리 교체해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수심에 맞는 찌의 부력은 표 1과 같다.

멀리 떨어진 수중턱이나 수중여 부근을 노릴 때는 어느 정도 밑걸림을 감수해야 한다. 밑걸림이 발생한다고 찌밑수심을 많이 줄이면 감성돔의 미끼가 감성돔의 유영층에서 멀어지므로 입질 받을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바늘에 해초 등이 가끔 걸려 올라올 정도의 찌밑수심이면 초겨울 감성돔낚시에 가장 적당하다.

월간바다낚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