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꾼'이라면 알 것이다. 낚시 다녀오기가 무섭게 다음 낚시가 기다려진다는 것을.
붕어란 만나보면 만날수록 더욱 정감이 가기 때문인가.
하여간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하는 초보자나 수십 년 붕어 찾아 삼만 리를 헤맨 수십 년 조력의 베테랑일

지라도 출조 날이 임박하면 붕어와의 멋진 해후를 상상하며 심지어 초조해지기조차 한 것이 붕어낚시이

다.

 낚시란 아주 먼 옛날 원시시대부터 수렵의 한 방법으로 현대까지 반복되어온 행위이다.
하지만 붕어낚시는 타 낚시와 달리 그 수준을 달리한다. 붕어낚시가 찌낚시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물론 다른 낚시에도 찌를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채비를 던져 넣는 시점부터 붕어의 입질의 과정을 슬

로우 비디오처럼 황홀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챔질 타임의 정확도까지 요구하는 드라마틱한

낚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찌로 표현되는 붕어가 연출한 각본이자 연기이기 때문이다.

붕어와 낚시꾼은 하나

 붕어 꾼에겐 붕어 이상의 낚시대상어가 없다. 아니 다른 낚시를 하는 사람에게도 붕어낚시는 귀소본능

을 일으키는 우리 나라만의 문화인 것이다. 붕어를 낚다보면 그 세계가 너무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젠 거의 붕어낚시를 알겠다 싶으면 붕어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도 아이러니 하다. 몇 시간 입질

이 없다가도 단 1초만 딴 짓 하면 어김없이 입질하고 도망가 버리는 붕어가 미울 정도가 아니라 나보다

더 똑똑한 것 같아 은근히 전의(戰意)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붕어낚시의 묘미이다.

 ‘붕어 꾼'이라면 알 것이다. 낚시 다녀오기가 무섭게 다음 낚시가 기다려진다는 것을.
붕어란 만나보면 만날수록 더욱 정감이 가기 때문인가.
하여간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하는 초보자나 수십 년 붕어 찾아 삼만 리를 헤맨 수십 년 조력의 베테랑일

지라도 출조 날이 임박하면 붕어와의 멋진 해후를 상상하며 심지어 초조해지기조차 한 것이 붕어낚시이

다.

 낚시란 아주 먼 옛날 원시시대부터 수렵의 한 방법으로 현대까지 반복되어온 행위이다.
하지만 붕어낚시는 타 낚시와 달리 그 수준을 달리한다. 붕어낚시가 찌낚시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물론 다른 낚시에도 찌를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채비를 던져 넣는 시점부터 붕어의 입질의 과정을 슬

로우 비디오처럼 황홀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챔질 타임의 정확도까지 요구하는 드라마틱한

낚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찌로 표현되는 붕어가 연출한 각본이자 연기이기 때문이다.

붕어와 낚시꾼은 하나

 붕어 꾼에겐 붕어 이상의 낚시대상어가 없다. 아니 다른 낚시를 하는 사람에게도 붕어낚시는 귀소본능

을 일으키는 우리 나라만의 문화인 것이다. 붕어를 낚다보면 그 세계가 너무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젠 거의 붕어낚시를 알겠다 싶으면 붕어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도 아이러니 하다. 몇 시간 입질

이 없다가도 단 1초만 딴 짓 하면 어김없이 입질하고 도망가 버리는 붕어가 미울 정도가 아니라 나보다

더 똑똑한 것 같아 은근히 전의(戰意)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붕어낚시의 묘미이다. 똑똑한 것 같아 은근히 전의(戰意)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붕어낚시의 묘미이다

<입x붕어 칼럼니스트 시절의 필자. 부안 오동지에서->

 붕어를 낚다보면 하늘과 땅과 물과 친해지고 그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조금은 알 것만 같다.

비가 오는 의미를, 맑은 하늘이 주는 뜻을, 바람이 부는 정도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의 물결을, 그 잔잔한

수면 아래에 다가오는 생명의 호흡을. 그 알 듯 말 듯 한 상식과 진리와 불가사의 갈림길에서 우리 붕어

 꾼은 찌만 바라보며 그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

붕어를 낚다보면 모두가 나만 같다. 수많은 낚시터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그들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는

것은 그에게 내가 있고 그가 나이기 때문일까.

 붕어 꾼들은 서로의 첫 만남도 어색하지도 않다. 커피 한잔 나누는 것도 담배 하나 권하는 것도 소주 한

잔과 라면 국물 한 그릇 나누어 먹는 것도 오히려 즐거울 뿐이다. 붕어를 낚다보면 인생이 그 안에 있다.

 잃어버린 동심도 찾아오고, 옹졸했던 마음도 자신감이 생긴다. 기다릴 줄도 알고 욕심도 버릴 수 있다.

용서할 줄 알고 포기도 할 줄 안다. 자연을 이기는 것보다 동화(同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미움도 사랑으로, 슬픔도 기쁨으로 바뀔 수 있음을 우린 붕어낚시를 통해 알고 있다.

붕어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

 언제부턴가 이런 붕어낚시의 진정한 의미를 애써 외면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생겼다. 붕어를 많이 잡

아야 처자식을 굶기지 않는 원시시대도 아니고 생업도 아닌데, 관(貫)고기의 허상만 모든 낚시터에 심는

 이들이다. 준척 급 이상이 아니면 붕어 축에도 생각도 않는, 왜소한 자신을 과대포장 하려는 이들이다.

붕어낚시의 품위와 등급을 외면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법이라는 가식아래 붕어를 괴롭히는

 붕어 스토커(storker)가 바로 그들이다.

 붕어낚시에는 예절과 법도가 있다. 붕어낚시의 천천히 오르는 찌올림같이 긴 호흡을 가진 낚시는 단연

코 없다. 이 말은 붕어를 낚는 것만이 아닌 붕어와 어울려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려는 선조의 호연지기의

풍류가 있다는 뜻이다. 깜박대는 입질에도 점점 자신도 예민해져가고, 오로지 잡겠다는 채비와 찌맞춤

의 강박관념에 못 이겨 이젠 외래 어종의 잔 입질에도 자신을 떠밀고 있다.

 붕어는 예쁘다. 그 꾸밈없는 곡선미만큼 착하다. 순진한 눈망울로 우리의 속까지 쳐다본다.
매끈하고 촘촘한 황금색 비늘만큼 알찬 교훈을 주는 스승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땐 자연을 대표로 우리

인간과 거칠게 대항하기도 한다. 우리 인간보다 천기도 먼저 읽으며, 물 속 가장 아래쪽에서 물 전체를

읽는 지혜로운 동물이다.

 그런 붕어를 낚는 우리 '붕어 꾼'은 가장 행복한 취미를 가진 선택된 자들이다. 진정한 '붕어 꾼'은 붕어

를 잡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낚기 때문이다. 붕어 꾼은 물만 봐도 좋다. 찌만 바라보아도 좋다. 천천히 솟

아오르는 찌올림만으로도 인생의 참맛과 희열도 느낀다. 잡은 붕어를 놔줘도 허탈하긴 커녕 자비심으로

마음까지 평온하다.

 그래서 '붕어를 알면 인생을 낚는다'는 말을 이해할 때 우린 다시 왕초보로 돌아가 진정한 '붕어 꾼'으로

 거듭 나며, 하나밖에 없는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