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중턱에는 석굴이 하나 있습니다. 이 석굴이 바로 금수굴입니다.
석굴의 입구는 좁아서 겨우 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이지만, 바위 틈에서 샘물이 솟아 잔잔하게 작은 연못을 만들고 있으며, 이 곳의 샘물이 영험이 있고 신묘한 약수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마을 (방촌)사람들은 '금수굴의 황금약수를 먹은 덕택에 병든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우리는 여기서 사는 것이 참으로 복받었다고'들 하였다.
금수굴의 작은 연못은 묘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신기한 일이라고들 합니다. 오전 열시부터 연못의 물은 여러 줄기의 노란 물기둥이 되어 솟구치기 시작하여 정오부터는 물이 황금색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너도나도 차례로 물을 떠서 마시고 가지고 온 그릇과 병에 담아 갔습니다. 검은 그릇, 흰 그릇, 갈색 병 등 어느 그릇이나 병에 담아도 노오란 황금색의 약수가 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잠깐입니다. 어느 틈에 다시 보통 물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오후 2시가 되면 금수굴에서는 또 다시 황금 약수로 변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금수굴의 황금약수에 대한 일화를 보면 서울에 돈 많은 부자가 나쁜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별별 좋은 약을 써도 낫지를 않아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소문에 들려온 장흥 관산읍 천관산의 황금약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아들에게
  "아들아, 내 소원이니 저 남쪽 땅 천관산의 황금약수를 한 번 먹어보고 싶구나."
하여 아들은 가마를 만들고 가마 안에다 푹신한 이불을 깔고 편히 눕게 하여 천관산을 향하여 출발을 했습니다. 수십 일이 지나서 부자는 금수굴에 도착을 하여 황금약수를 실컷 마셨습니다. 황금약수를 마신 뒤 부자의 병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건강이 회복되어 당장에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부자는 병이 낳았는데, 이대로 갈 수가 없구나 하여 아들에게 황금약수를 떠먹기에는 황금으로 만든 그릇이 어울리지 않겠느냐 하여 아들에게 황금으로 예쁜 그릇을 만들라고 하여 금수굴에 두고 왔다. 황금 그릇으로 황금약수를 마시는 것 때문에 더욱 금수굴은 유명해졌다 한다.
그런데, 어느날의 일입니다. 그 날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 황금약수를 마시고 담아가지고 갔으며, 마지막 어느 여자의 차례였는데, 그 여자는 아주 욕심이 많고 못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물을 떠서 마시고 주위를 돌아보면서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황금 그릇이 욕심이 나 치마폭에 황금 그릇을 감추어 누가 볼세라 천관산을 내려와 집으로 았습니다.
이튿날 사람들은 또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열 시가 되어도 금수굴의 연못은 물기둥이 솟지 않고, 열두시가 되어도 물은 황금색으로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러고보니 황금 그릇이 없지 않은가, 누가 욕심에 눈이 어두워 숨겨간 모양이야 하면서 그 소행이 괘씸해서 천관산 산신령이 노하여 이제 금수굴의 황금약수를 마실 수 없는가봐"
하였다. 그 후 천관산 금수굴의 황금약수는 영영 솟지 않았으며, 한 여자의 욕심 때문에 아름답고 영험있던 황금약수가 사라진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금수굴에는 약간의 물이 고여 있으며, 정동을 향하고 있어 아침 햇살을 받을 때면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보호에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