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달 30일 개막해 일주일간 겨울스포츠로 자웅을 겨룬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 13, 은 12, 동 13개의 메달을 수확해 종합 3위로 마감했다.
비록 대회 내내 종합 2위를 유지하다 마지막날 일본에게 은메달 개수에서 밀리면서 3위로 내려앉았으나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쾌거를 냈다.
1999년 홈(강원)에서 열린 역대 최고의 성적(금 11, 은 10, 동 14)을 훌쩍 뛰어넘으며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스포츠의 저력을 알렸다.
◆ 역시 효자종목 ‘빙상’
대회가 열리기 전 한국이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해 관건으로 내세웠던 것은 빙상 종목에서 가능한 많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은 빙속 장거리의 최강자 이승훈이 3관왕(5000m, 매스스타트, 1만m)에 오른 데 이어 노선영이 깜짝 2관왕(매스스타트, 팀추월)에 올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확실한 금메달감으로 기대를 걸었던 이강석은 500m에서 은메달, 모태범과 이규혁은 15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짬짜미 승부조작’ 등으로 탈이 많았던 쇼트트랙에선 중국의 노골적인 견제 속에서도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명예회복과 함께 힘을 보탰다. 특히 중국에게 약세를 보였던 여자 쇼트트랙에선 조해리와 박승희가 1500m와 1000m에서 사이좋게 나란히 1․2위를 나눠가졌다.
피겨 여자 싱글의 곽민정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계속된 부진을 이겨내고 동메달을 목에 걸어 피겨 사상 아시안게임 두 번째 메달이자 싱글 종목 첫 메달을 따냈다.
◆ 눈부신 약진 ‘스키’
그간 한국의 금메달은 빙상 종목에 편중됐으나 이번 대회에선 스키 종목에서 4개의 금메달이 쏟아지며 동계스포츠의 미래를 밝혔다.
알파인에선 여자 스키의 베테랑 김선주가 활강과 슈퍼대회전을 휩쓸며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최초로 스키종목 2관왕에 올랐으며, 남자는 정동현이 슈퍼복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주와 정동현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알파인 사상 처음으로 남녀 모두 정상에 올랐다. 크로스컨트리에서도 이채원이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국 스키의 가능성을 알렸다.
◆ 개최국 카자흐 첫 종합 1위
그간 6번의 대회에서 한중일에 밀려 2위와 3위만 한 차례씩 했던 카자흐스탄은 대회를 개최하면서 노골적인 홈 텃세에 힘입어 금메달을 32개나 차지하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처음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카자흐스탄은 강한 반발을 사면서도 자국에 강한 종목에 금메달 수를 대거 늘렸다. 이로 인해 금메달 수는 4년 전 대회 47개의 금메달 숫자보다 69개로 22개나 더 늘어났다.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는 제외시켰고, 알파인스키에서도 동북아시아가 강점을 보이는 회전과 대회전을 빼는 등 자국에게 유리하게 적용해 빈축을 샀다.
또한 동아시아엔 제대로 보급되지도 않은 데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닌 밴디와 스키 오리엔티어링 등을 채택하면서 한중일을 견제했다.
결국 빙상종목과 스키 일부 종목에서 한중일 세 나라가 치열한 승부를 겨루는 동안 카자흐스탄은 강점을 보이는 종목에서 확실하게 금메달을 가져가면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종합우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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