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정확히 둘로 나뉜다. 첫 키스를 해본 사람과 첫 키스의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 첫 키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영화 속 주인공들의 키스 장면만 떠오르는 사람들, 입술은 립스틱을 바르기 위해 존재한다 생각하는 사람들, 앞서 너무나 HOT한 주제들은 나와 너무 동떨어졌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여길 주목하라. 아직은 첫 키스에 대한 추억을 말할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환상. 

 

 

첫 키스는 못 한 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이건 거짓말이고 오랫동안 진실 되도록 사랑한 적이 없어서 인 것 같아요. 내가 정말 힘들어서 울고 있을 때 눈물을 닦아주면서 남자친구가 키스를 해주는 상황을 꿈꿔봤어요. 그럴 때 해주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정말 힘이 될 것 같아요. 첫 키스는 제 생각엔. 70도 정도 될 거 같아요. 체온보다 두 배 뜨거움?, 이라 생각되네요.

사랑, 믿음 역시 중요한 것은 맞지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책임감이에요. 이게 저의  첫 키스, 첫 경험을 느리게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한다면 공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시기는, 첫 키스는 두~세달 사이? 손잡기는 한 달 정도 후면 가능할 것 같아요, 이건 50도 정도요. 첫 경험은 2~3년 정도 후에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확고한 생각 없인 안할 거지만요. 이건 100도겠죠. 물이 끓는 온도. 여자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편이지만, 첫 경험 이야기는 거의 없고 스킨십, 첫 키스 같이 가벼운 스킨십 이야기를 해요. 제가 다른 애들에 비해서 아직 경험이 없다고 말할 때는 순수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걱정도 돼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이런 부분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다 평생 노처녀로 살아 갈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회도 적었고 남중, 남고를 나와서 여자를 만날 시간이 정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불운한 인생이죠. 전 집 앞에서 이성친구와 첫 키스를 해보고 싶어요. 집까지 데려다주면서 여자친구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키스 하는 걸 영화 속에서 많이 봤는데 멋지게 보이더군요. 첫 키스? 음 한 40도? 아마 길 가면서 키스하는 사람을 볼 때 낯 뜨거워지는 정도의 온도인 것 같은데요. 첫 경험은 상대방도 내가 처음이길 바라고, 원나잇이나 조건만남은 싫어요. 꽤 만나본 상황에서 사랑이 극에 달할 때 아름답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킨십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잖아요. 그래도 군대에 가기 전에 한번은 경험해보고 가고 싶다는 느낌이에요.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하고 싶어요. 상대도 동의를 한 상태에서 말이죠. 첫 경험 아마 100도는 되겠네요. 뜨겁겠죠, 아주. 남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종종합니다. 특히 이성친구가 생겼을 때.친구들이 나에게 첫 키스도 못해봤냐며 놀릴 때 부끄럽지는 않지만 내가 조금 뒤처진다는 느낌은 있죠. 남들은 다 하는데 난 왜 못하는 건가라는 회의감과 ''어서 해야 겠다''는 조급함도 가끔 듭니다.

 

 

부럽다. 외로울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 편지. 염장을 지르는 커플들의 애정표현들 앞에 '나는 왜 아직 솔로인 걸까' 하는 신세한탄, 은 사실 위장이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진짜 부러운 건, '어떻게 마주보며 같은 방향을 걸어갈 수 있는 걸까' 하는 것. 지금도 나는 그저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는데. '마음'이라는 나침반 하나만 들고 무작정 떠난 길.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일방통행의 여정이다. 우리의 여행은 스펙터클하다. 한 번의 미소에 수백 번 기뻐하고, 한 번의 외면에 끝도 없이 내리막길로 향한다. 아련하게만 느껴지는 그 뒷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ONE-WAY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은 어떨까. 그와, 그녀와 함께 걷는 길은 어떤 모습일까. 드넓은 상상마당에서 우리는 행복한 그림을 그린다.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 빛나는 내 청춘,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을 향해 뜨겁게 뛰고 있는 심장이 있기에. 

 

시작, 온몸은 불덩이처럼. 40도 첫눈에, 반했다. 흰 얼굴, 시크한 안경테, 유머감각, 듣는 사람을 사로잡던 화술까지. 그는 내겐 없는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나는 소심했지만 그는 대범했고, 내가 청중에 가까웠다면 그는 리더십 넘치는 지도자 쪽이었고, 반대가 끌리는 이유. 처음엔 '동경'이었다. 

1년 동안 혼자 끙끙 앓았다. 그리고 어느 겨울날, 1월 1일. 나는 그와 문자로 말을 트기 시작했다. 그와 내가 커플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할수록 그에 대한 내 설렘은 더 커져갔다. 미친 듯이 설렌 나날들이었다. 2월, 문자로 한 달 동안 만나자는 약속으로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그와 만났다.

 

끓는점, 100도 조금이라도 앞서나가면 그를 잃어버릴까 배려만 하다 봄이 찾아왔다. 그와 데이트를 하고 헤어진 어느 날, 나는 덜컥, 고백해버렸다. 그렇게 나는 그와 사귀기 시작했다. 사귀기 시작한지 이 주가 지났다. '연애'는 '사랑' 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락내리락 하는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었다. 휴학하고 아무 계획 없이 한가했던 나완 달리, 그는 일 속에 파묻힌 듯 항상 바빴다. 그의 연락이 뜸해졌고, 연락이 잘 오지도, 않았다. 일부러 바쁘게 약속을 잡기도 했다.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3주 만에 그렇게, 그는 연락이 두절 되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그에게선 '친구로 지내자'는 통보가 왔다. 일주일 내내 베갯머리를 눈물로 적셨다. 결국 온 몸이 펄펄 끓던 끓는점은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나'의 끓는점이었을 뿐. 100도를 넘어 펄펄 끓던 내 마음은, 나 스스로를 데어버리게 했다. 99도. 물이 끓지 않게 뜨거운 정도. 내 마음이 항상 99도였다면 지금과는 달랐을까? 나머지 1도는 내 상상력으로 채웠어야 했나보다.

 

 

그녀를 처음 본 건 동아리에서였다 나는 첫 눈에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절반 가까이 뺏겼다. 다음 날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그녀는 수업을 들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내 마음 전부를 뺏겼다. 타오르던 사랑은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만 같았다. 500도? 800도? 

내 사랑의 시작은, 온도계도 결코 내 마음을 잴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뜨거운 것이었다. 같은 동아리를 하면서 나는 그녀와 조금씩 가까워지려 했다. 소극적이었던 나는 그녀에게 문자를 자주 보내려 애를 썼다. 

문자를 다 쓰고도 전송 버튼을 마주할 때면 항상 고민해야 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 답장에 나는 내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

 

그녀의 손을 잡는 상상을 했다 그녀와 데이트를 하는 상상도 했다. 그 다음엔 그녀와의 키스. 그러나 이런 상상도 잠시뿐, 나는 혼자 하는 사랑이 너무 아파 매일 술로 내 마음을 달래야만 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나를 지켜보면서 이런 저런 조언을 했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 '그냥 확 고백해버려.' '너 차이면 어쩌려고 그래'. 그렇게 고민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갔다. 그녀의 생일. 예쁜 꽃을 사서 그녀 앞에 섰다. '나, 너 좋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고백이었다.

 

입은 분명히 떨어졌고, 말을 했음에도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고열 때문에 온전히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미안해, 나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나는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꽃다발을 쥔 손을 다시 꽉, 맞잡았다.

 

웃어야겠다, 웃어야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래, 잘 되길 바랄게. 행복해!' 이 말을 남기며 난 뒤돌아섰다. 그녀를 뒤로하고 걷는 길엔, 끓어오르던 심장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떠나는 저 수증기처럼, 내 마음도 떠나보내야지. 그래, 그래야지.

지금, 다시 내 마음은 36.5도. 오랜 시간이 걸려 돌아온 내 마음은 떠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