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유비의 의제 관우가 조조의 책략에 빠져 그의 진중에 잡힌 적이 있었다. 원래 조조는 관우를 흠모하던 인물이었기에 계속 자기와 함께하기를 청했으나 관우는 끝내 거절했다. 관우가 조조의 회유를 물리칠 때 조조로 하여금 가슴을 치며 포기하게 만든 말이 있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바로 이것이 조조가 유비의 관우를 끝내 얻지 못한 이유다.
남자들의 이러한 특성이 연애에서는 어떻게 발휘될까?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여자의 외적 아름다움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지만,여자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역시 자신도 모르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 복사기를 사용할 줄 몰라 쩔쩔 매거나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울상이 되어 있을 때 특히 기기를 잘 다루는 당신이라면 선뜻 장기를 살려 그녀를 도울 것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는 덜 설레는 일이지만 남자들 속에 내재된 ‘나를 필요로 하는 여자를 위해 기꺼이 봉사하겠노라’는 본성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남자의 그런 본성이 충족되는 것은 도움을 받는 여성 못지않게 도움을 베푸는 남성에게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남자라 했을진대 하물며 자신의 여자가 자신을 그토록 필요로 하고 원한다면 과연 남자는 그녀를 떠날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말하면 언젠가 떠날 수 있는 것이 남자라지만 ‘당신이 너무나 필요해’라고 말하면 머물러 주는 것도 남자라고 한다. 아름답고 지적인 아내를 두고 밖에서 딴짓을 하는 남자들의 정부를 보면 아내보다 못한 경우가 있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는 자신을 알아주지도 않고 필요로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새로 만난 그녀는 자신을 남자로서 대접해 주는 것이다. 바람난 남자를 편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의 도움 앞에서 감동하는 그녀를 보며 남자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 정부는 그 남자가 남자이고 싶은 목마른 본성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여자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한다면 남자는 자신을 필요로 하고 또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봉사할 준비를 한다. 남자의 도움에 대해 기뻐하고 감동할 줄 아는 당신이라면 당신의 남자는 당신 곁에 언제나 머무르고 싶을 것이다. ‘이 여자를 내가 평생 행복하게 해주어야지’라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당신의 남자에게 스스로가 남자임을 깨닫게 해주는 일. 그것은 바로 “당신이 필요해요, 당신의 도움이 감사해요”라는 말 한마디다. 때로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필요하다는 말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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