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속마음 - 내용보기

예부터 전해오는 말 중 ‘얼굴만 예쁘면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 여자다’라는 말이 있다. 아마 고?마음씨가 여성 최고의 덕목으로 꼽히던 시대에 생겨난 말이리라. 요즘도 심심찮게 외모보다는 마음씨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한 포털사이트에서 남자들이 자신들의 이상형에 대해 말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거짓말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가 아주 재미있다. 1위를 차지한 거짓말은 바로 ‘몸매보다 마음씨를 가꾸는 여자가 좋다’로 무려 7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즉 남자 3명 중 2명이 이와 같은 거짓말을 한다는 것. 기타 의견도 재미있는데 ‘섹시한 여자는 싫어’ ‘밥 잘 먹는 건강한 여자가 좋아’ ‘치마만 두르면 된다’ 등이다.

성형미인과 자연추녀(?) 중 어떤 여자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무려 75%의 남성이 고쳤지만 예쁜 성형미인이 좋다고 응답했고 얼굴은 예쁘지만 난폭하고 괴팍한 여자와 못생겼지만 순하고 착한 여자 중에 누굴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59%의 남성이 괴팍하지만 예쁜 여자를 택하겠노라고 답했다.

사실 여자들의 경우도 잘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권상우,장동건,브래드 피트 등 여성들이 꿈꾸는 남성상의 대표격이다. 특히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있는 배용준은 어떤가? 20대 여성부터 70을 훌쩍 넘긴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가히 그 인기가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배용준이 모델로 출연한 모의류 브랜드의 카달로그 하나가 일본 옥션사이트에서 10만원을 호가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굳이 위의 설문결과를 거론한다면 여자보다 남자가 휠씬 노골적으로 외모를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자나 남자나 선남선녀를 좋아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사랑도 하나의 현실이기 때문에 여성은 남자의 ‘능력’을,남성은 여성의 ‘고운 마음씨’를 들먹이는 것이다.

남자들이 잘 빠지고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그 시대의 미적 판단 기준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사랑까지 지배하지는 않는다. 만약 당신의 남자친구가 고소영 전지현이 예쁘다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은 그저 외모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늘어놓는 것일 뿐이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는 말 그대로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일 뿐이다. 당신과 당신의 그녀가 어떤 인연으로 맺어졌었는지 그때를 한번 되돌아본다면 그 안에는 거역할 수 없는 이끌림이 있었을 것이다. 예쁜 여자,잘생긴 남자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우리들의 심장이 가리키는 곳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은 아니더란 말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아이러니가 있어서 바닷가 조약돌처럼 다들 다른 모양으로 생겨난 사람들이 옹기종이 사랑을 나누고 사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