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과 '상품적 도구'. 그 필연적 상관관계

- 돈을 벌어들이는 '상품적 도구'를 추구할때와 지금의 모습

<연예인 x 파일, 물론 나도 보았다. 생각보다 그리 충격적인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 나의 결론> 

이번 연예계 X파일 유출사건은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이슈를 던져주게 합니다. 연예인의 상품성에 대한 반성부터, 그러한 상품성을 이끌어가는 언론들을 향한 쓴소리, 그리고 익명을 이용한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인신공격들에 대한 성찰적 목소리까지 급격한 IT성장을 거둔 정보사회 KOREA의 한 부분을 여과없이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어떻게라도 제 글의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확실한 원인규탄부터 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먼저 연예인들을 지나치게 상품화하여 별 특이한 내용도 없는 것을 리서치회사를 통해 자료를 구축하려고 했던 제일기획의 도덕적 불감증은 반드시 지탄받아야 할 것이 마땅한 일입니다.

그리고 명색히 '리서치회사'라는 동서리서치의 어이없는 '기자인터뷰'를 통한 현상탐구라는 일련의 회사의 사업방침에 참으로 어이가 없는 바이여 '검증되지 않은 데이타'를 무분별하게 작성하고 또 공개하는 아마추어 정신까지 보여줌에 지극히 규탄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연예인의 뒷 이야기'에 목숨걸고 전광석화같은 정보확산에 앞장선 여러 네티즌들과 가설과 가설의 검증을 구분하지 못하고 '가설'을 '참의 명제'로 그저 인식해버리고 평소 잘 하지도 못하는 나쁜 말들을 이때다 싶어서 마구 내 뱉는 여러 '댓글리어'들 역시 잘한것 하나도 없습니다.

우선 이 정도로 사건이 아닌 '사태'에 대한 진단을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며 이번 기회가 사회의 윤리적 소양의 성숙을 위해 오히려 밑거름이 되기를 필자 역시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어이없는 사태' 속에서도 참으로 '어이없는 관점'에 대해서는 꼭 한 마디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연예인'들의 이번 사태를 통해 그들의 '가치관'을 너무나 똑부러지게 말하고 있는 것에 관한 불만입니다. 분명 그들의 주장이 틀린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연예인은 상업적 이용물이 되어서도 안되며 그렇게 인신공격받아서도 안되는 인격적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허나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조건 그러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의문을 가져봅니다. 즉 그들이 지금까지 그들 스스로를 '상업적 이용물'에서 멀어지고자, 인격을 만들어가는 언론플레이에서 자유롭고자 하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고의 직종입니다. 물론 직업에는 여러직종이 있고 그 귀천은 판단할수 없지만 적어도 '자본주의'라는 사회적 틀 속에서, '자본'으로 모든것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적용시켜 본다면 그들의 노동과 수입에 대한 상관관계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철떡같이 믿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땀을 흘리고 '먹고 살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수백만의 노동자에게는 분명 '꽃'같은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물론 여기서 연예인이란 적어도 99명의 그 파일리스트에 오를 수 있었던 빛나는 사람들을 말하겠습니다. 아직도 음지에서, 무명이라는 타이틀로 빛의 세계를 지향하며 스스로를 수련하는 수 많은 사람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것입니다)

그 '꽃'들은 철저히 '꽃이 될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아주 탄탄한 꽃으로 포장이 됩니다. 소위 말하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죠. 돈으로도 살 수 없다는... 한번 탄력받은 꽃들은 상상할 수 없는 '수입'을 가져다 주며 이 꽃들을 지키기 위한, 가꾸기 위한, 또 새롭게 재배하기 위한 여러 전문적 분야까지 등장하며 때로는 해외로 수출되어 국위선양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실생활에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꽃'이 가져다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기가 유일한 감성적 탈출공간이기에 그 꽃에 온갖 정성을 다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때로는 꽃은 알레르기를 불러 일으키도 합니다. 그리고 불안간 싫어질때도 있습니다. 질릴때도 있습니다. 꽃에 환장한 사람을 정신나간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결국 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풍파한번이면 자신을 지킬수 없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감성을 자극할지자도 잠시만 손길을 멈추면 아무런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화분속의 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연예인들이 많지 않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예초에 꽃이 될 운명도 아니며, 꽃이 될지언정 지극히 사랑스런 주인을 만나 감성까지 자극할 황홀한 역할을 할지에 대한 의문, 미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꽃이 될 생각조차 못합니다. 다만 그런 불안한 꽃이 될 지언정 그저 꽃만을 바라보고 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유가 있을때만이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연예인들은 '꽃이 되길' 선택하였다는 것입니다. '꽃'이 되어 가장 황홀한 향기를 뿜으며 가장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꽃이 되길 그들은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중에서 지극히도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오랫동안 가꾸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귀한 대우를 받는 그들에게 자신에게보다 더한 정성을 쏟아줍니다.

이렇듯 연예인은 스스로 외줄타기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외줄타기를 한번씩 마칠때마다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모으게 됩니다.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CF에서, 각종공연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외줄타기를 성공할때마다 그 다음 외줄타기에 대한 개런티는 껑충 뛰게 됩니다. '목숨을 거는 일'임에 지극히 당연한 논리로 높은 몸값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높은 몸값자체가 벌써 외줄타기를 선택하지 않은 다른 이들과는 괴리감이 들게 됩니다. 하지만 선택적 감수라는 조건아래 다 수긍을 합니다. 하지만 그 외줄타기를 하는 이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 밧줄을 이용해서 그 일을 하고 있다는것을 아는 순간 화는 나게 됩니다. 이는 너무나도 향기나는 꽃이 알고보니 자연의 향기가 아닌 기계적 장치로 인한 향기와 절대 시들지 않는 화려한 조화임을 알때는 화가 나게 됩니다.

이것이 주로 말하는 '도덕'일 것입니다. 다시말해 연예인들은 '도덕'에서 절대 자유로울수가 없습니다. 외줄타기를 하는 이가 밧줄을 묶어놓는 전략을 어디서부터 생각했는지, 기계적 꽃의 제작단계가 어디서부터였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그 뒷면의 애기를 알아야 합니다. 즉 '사생활'입니다.

연예인들은 결코 '사생활'과 그 사생활의 '도덕성'에서 자유로울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감수하는 댓가로, 그 외줄타기를 하는 댓가로 감성적 이미지라는 보이지 않는 효과성을 발판삼아 수백억대의 이윤을 창출해주고 있으며 당연히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몸값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연예인들의 입장은 너무나 그들의 과거를 '도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언제부터 그들이 그렇게 '자본주의의 꽃'임을 부인하였다는 말입니까? 가장 경제적 공식 그대로 몸값을 철저히 올리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것은 인정하지 못한채 왜 외줄에서 떨어지는 순간, 외줄타기를 아무도 보러오지 않는 이 순간에, 갑자기 꽃이 싫어진 이 순간만을 그렇게 질타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태생적 모순이 연예사업을 애초부터 거부하고 진정한 자본주의의 윤리성을 가진채 시스템적 운영을 지향하였더라면 이러한 대응이 지극히 마땅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득이 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전혀 성찰성이 없이, 손해가 되는 시스템에서는 마치 '인격적 모독'이 모든것을 해결해 주는 것인양 강력주장하는 부분은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줄타기를 보러오고, 꽃을 사갈때는 단 한번의 서비스 없이 오직 높은 위험수당 측정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있지도 않은 보험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스스로가 이득이 되는 시스템에서, 결국 어느 한쪽을 손해를 주면서 성장하는 풍선안에서 들어가 있으면서, 이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채 한쪽만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과연 어떤 논리인가요?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우선은 많은 사람들이 그 파일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는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파일을 어느정도 신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했던 사람의 나쁜평에 대해서는 과장과 허위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지지하는 사람의 호평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선택적 결정을 사람들은 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사태는 그것이 급속히 하나의 파일로 유포되었다는 문제가 있을지언정 그 내용으로 그렇게 충격적인 패닉상태에 접어들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 파일과 비슷한 악성루머와 잡담들은 인터넷에서 하루에도 수백개가 떠돌고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이러한 '정보홍수'에서 사람들은 '필터제'를 자생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즉 '호감'과 '영향력'을 철저히 구분하여 사건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파일에, 파일을 보고 싶은 '호감'은 있을지언정, 그 파일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인 영향력을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네티즌들의 확장능력에 경악만 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연예인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호감'입니다. '호감'이 있기에 '사생활'도 궁금하며 '도덕적 잣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 호감을 너무나 잘 이용해주는 자본주의의 시장이 있기에 연예인들은 사람들의 '호감'을 가지고 빛나는 꽃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을 위해 수 많은 이들이 꽃피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느 곳도 '호감'만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도, 많은 주목을 받을 곳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호감받을 능력'이 없기에 '호감주는 능력'만 사용할 뿐입니다. 전자는 소수이며 후자는 다수입니다. 전자는 많은 돈을 벌고 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자는 스스로의 눈빛하나하나가 전자를 더 빛나게 해주고 있음을 알기에 세상에 수긍을 합니다. 다만 무조건 눈빛을 줄 수는 없습니다. 이 눈빛이라는 호감을 자극시키고 상품화시키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자본주의는 이 눈빛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 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은 지극히 이 틀 속에서 있습니다. 스스로가 그 틀 속에 있는 이상 지극히도 그 틀의 법칙을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벌이들이는 시스템'을 가장 잘 이용한 그들이 왜 그 반대의 경향을 원천봉쇄하려고 하는지는 분명 재고해야 할 부분입니다.

연예인들은 스스로 '상품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앞으로 '도구'가 아니기에, 얼마나 윤리적으로, 세상사람들 모두가 수긍할 몸값과 행보를 보이며 살아갈지를 주목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