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창 신진도 낚시에 열을 올리던 시절인 2005~2007년의 얘깁니다.
서해권에서 낚시가 절대 불리한 어한기(1월~4월)에도 유일하게 신진도 만큼은 고기가 나와 그 이유에 알아본 결과
나름대로의 공통점을 찾았답니다.
아주 예전에 디지털바다낚시에서도 소개된적이 있고 루어낚시 매니아중엔 아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아마 한겨울에 방파제서 씨알 굵은 우럭을 낚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오늘 겨울철 방파제 우럭낚시를 말하기전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이 전제가 없다면 오늘 제가 쓰고 있는 이야기는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충남 태안군에 소재한 신진도는 수도권에서 2시간에서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생활낚시터로 유명한 곳입니다.
원래는 우럭 선상과 대구 침선 낚시로 유명하여 배낚시의 메카로 불리지만 가을이되면 방파제에서도 고등어와 학꽁치를 낚기위해
많은 낚시인들이 가족과 함께 동반하여 찾기도 하며 야영낚시까지도 즐길 수 있는 전천후 낚시 포인트입니다.

제가 여기에 대해서 나름 생각도 해보고 자료도 찾아본 결과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한기인 1~4월 사이에 방파제서 낚시는 우럭

1. 깊은 수심
원래 우럭(조피볼락)이란 어종은 연안성 어종이긴 하나 성어가 되면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수심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겨울이 오면 수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서해안의 특징 때문에 더더욱 먼바다로 이동하여 50m 이상 깊은 수심대에 머무르는데
그래서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낚시는 우럭의 씨알은 그다지 크지 않고, 40cm급 이상은 대부분 선상낚시에 의해 어획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심이 낮은 다른 서해권과는 달리 신진도는 외항쪽 앞바다의 수심이 20~30M를 형성, 한겨울에도 안정된 수온을 유지하므로
붙박이 정착성 어종인 우럭이 굳이 먼바다로 나가지 않고 항상 신진도 근해에 상주해 있다는데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2. 신진도 방파제 환경
보통 서해권 방파제의 경우 기본 수심은 5~7m를 형성하는 곳들이 많은데 비해 신진도 방파제의 경우 외항으로 던지면
간조때 8~10m, 만조때는 13~15m까지 수심이 상당히 깊습니다. 겨울철엔 어떤 어종을 공략하든 수심이 깊으면 깊을 수록
유리하다는건 아실텐데요. 방파제 우럭도 이러한 맥락에서 겨울철 낚시가 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3. 루어낚시가 절대 유리
신진도 빨간등대 방파제엔 굵은 씨알의 우럭을 낚기위해 모인 루어꾼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시기는 저수온이기 때문에 대상어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둔화되고 바닥층에 배를 깔고 움직이지 않을 시기랍니다.
그래서 찌를 흘리는 낚시는 잘 안된다 보시면 되고, 그 다음은 갯지렁이를 이용한 원투낚시인데 찌낚시보단 조과가 좋지만
루어에 비해선 낱마리 조과를 거둘 확률이 많습니다.
그런데 루어의 특징은 웜으로 계속해서 액션을 주기 때문에 바닥층 우럭의 시선을 끄는데 효과적입니다.

이제 다가올 영등철(1~3월)이 생활낚시인들에겐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텐데요.
그렇다고 무작정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기도 그렇고 ^^;
하우스 낚시를 가자니 그것도 마음이 여의치 않고, 남해나 동해를 가자니 거리의 압박과 경비에 엄두가 안나고
이럴때 수도권에서 가장 만만한 곳이 그나마 신진도이며 씨알 좋은 우럭을 만날 수 있는 찬스가 됩니다.

 

우럭 루어낚시 채비도

기본적인 우럭 루어낚시의 채비도인데 그림과 같이 두갈래가 아니라 두가지의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지그헤드와 웜

바닥층 우럭을 꼬득여내는 과정

어차피 한겨울에 신진도 방파제에서 루어낚시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가족동반이 아니라 거의 전문꾼들이기 때문에
자세한 채비와 공략 얘기는 생략하구요. 신진도 방파제에서 낚시하실 때 한가지 주의점은 테트라포트에 굴껍질이
엄청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수면에 잠긴 테트라포트에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에 닿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터트려먹어 채비분실이 상당합니다.
안걸리고 안터트리는게 최선이지만 전문꾼들도 굴껍질이 붙은 테트라 앞에선 얄짤 없습니다.
오실땐 지그헤드와 웜을 충분히 준비해 오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얘기들이 남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신진도 방파제는 외해권 영향이라 조류가 억쑤로 쎕니다. 정말 시냇물처럼 촬촬~ 흘러서
원투낚시도 봉돌이 데굴데굴 굴러가니 낚시 불가능입니다. 물때 잘못 맞춰 오시면 아예 낚시가 안되어 손놓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행여나 민물 루어하시는 분들이나 초보분들이 아직 바다 물때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으니 아래의 도표를 참고바랍니다

.

2011년 1월 신진도(안흥항) 물때표

신진도를 비롯해 서해권 낚시는 "조금"때 가야 유리한데요. 쉽게말해서 보름달과 그믐달이 뜨면 '사리'이고
반달(상현, 하현)이 뜨면 조금 물때입니다. (좌측에 반달표시 보이지요?)
그래서 물살이 느려지는 조금때를 선택하시구요. (붉은색 표시)
여기에 우럭낚시를 하기 위해선 '간조'때 진입을 하셔야 합니다.(파란선)

간조인 정조시간을 맞이하는 신진도 방파제

예를들어 1월 12일 14:32분이 간조라고 나와 있는데요. 이 얘기는 14:32분이 해수면이 최고 낮을때가 되며
이때부터 물이 들어오게 됩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간조' 가 되겠습니다.
왜 간조때 낚시를 시작해야 하냐면 '초들물'이 받치기 시작하면 입질빈도가 많아지는 편입니다.
방파제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적어도 빨간 등대쪽은 간조->초들물에 입질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고, 만조->초날물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때는 수몰되어 있는 테트라포트에 밑걸림이 잦아 공략이 쉽지 않아요.
그리고 물에 젖어 어두운 색을 띈 테트라포트가 보이시지요?
만조가 되면 저기까지 물이 차들어 온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신진도의 조수간만의 차는 최대 8m가까이 나옵니다.

 

영등철과 봄철은 이른새벽보다는 초저녁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바다낚시는 보통 해뜨는 새벽부터 오전9시까지를 피크타임으로 보지만 수온이 낮은 어한기 및 봄철엔 새벽시간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구요. 또 춥기 때문에 낚시에 집중도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겨울철 신진도 우럭낚시 조황을 분석하기 위해 인터넷을 온통 뒤지며 공통 시간대를 분석해본 결과
이른 새벽보다는 해가 어느정도 뜬 오전타임(8~12시)이 가장 많았고, 해가 지는 저녁타임에도 있었습니다.
위의 물때표에서 파란선으로 표시한것도 너무 이른 아침은 빼고 오전과 오후시간에만 체크를 한거랍니다.

 

신진도 마도 방파제 초입

겨울철 낚시에서 기상을 논하지 않으면 물때가 맞아도 채비가 좋아도 아무 소용이 없겠죠.
출조전엔 반드시 기상체크를 하기고 또 이 기상이 실시간으로 변하기도 하고 구라청의 예보를 100%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일본 기상청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해상날씨에서 풍속 7이상 파고 1.5m 이상이면 과감하게 출조를 미루는게
좋구요. 또 출발하기전 현지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현재 기상상황에 대해 확인해보는것도 잊지 마시기 바라구요.
영등철엔 북서풍이 강하게 불고 악천후가 많으니 날을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우럭 루어낚시로 유명한 신진도 방파제

뭐니뭐니해도 건너편 마도 방파제(흰등대)보단 신진도 방파제(빨간등대)에서 루어낚시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건너편에선 원투낚시꾼때문에 찌 흘림이나 루어하기 만만치 않구요.
여기 등대 앞쪽 테트라포트(제가 서서 촬영한 곳) 부근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구요. 맞바람이 불경우 사진엔 안나왔지만
우측 내항쪽에 보시면 가두리 양식장이 있는데 그 부근에서도 루어낚시가 많이 이뤄집니다.

다시 빨간등대 외항쪽 테트라포트 포인트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겨울철 대표적인 루어낚시 포인트이며
루어낚시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간조때 테트라를 타고 내려가서 낚시를 하는데 전방 10m 정도의 수심이 대략 7~8m가 나옵니다.
이 지점이 바닥과 테트라포트가 만나는 곳인데, 이 지점이 만조가 되면 수심이 13에서 최대 15m까지 나옵니다.

위에 사진으로 설명한 곳이 바로 10번 포인트가 되며, 내항쪽 가두리 양식장 포인트는 11번이 되겠습니다.
이 밖에 9번(꺽어진 방파제)포인트에서도 낚시가 이뤄지구요. 여기 구멍치기로도 재미가 꽤 솔솔합니다.
저는 루어낚시를 잘 안하기 때문에 올 겨울 신진도에서 고부력 찌낚시와 구멍치기로 우럭낚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해서 성과가 있으면 이 방법에 대해서도 따로 포스팅 해볼께요.

마도 방파제 초입

참고로 이곳은 가을에 아주 유명한데 지도상으론 15번에 해당되는 마도 방파제 초입입니다.
주로 가족과 연인, 커플 낚시가 많으며 학꽁치, 고등어낚시로 좋은데 원투를 치면 도다리와 노래미가 나옵니다.
정면에 제가 원투로 던져놓고 낚시대를 꼽아놨네요 ^^;
하지만 겨울철엔 재미 없는 포인트라는 사실.

마도 갯바위

이곳은 마도 갯바위중 한곳으로 지도상에서 17번에 해당이 됩니다.
역시 가을철 포인트인데 우럭, 노래미, 학꽁치, 고등어등 다 됩니다. 특히 노래미가 좀 강세구요.
수심은 4~6m로 전형적이 서해권 갯바위 수심입니다.

※ 신진도 포인트에 더욱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신진도 낚시 포인트 총정리 글 참고바랍니다.

 

일반인들은 왠만하면 낚시하지 마시구요. 테트라포트 잘 타는 분들만 가급적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소식적 테트라포트 낚시를 할때 우럭이 야간에 날 낚인다는 이유로 밤에도 타고 다니면서 낚시를 했는데요 ^^;;
아까 설명드렸듯 우럭의 입질빈도가 많은 시점이 '간조'입니다. 지금 사진이 간조를 맞이하는 모습인데 테트라포트를 맨 하단까지
타고 내려가야만 낚시가 되므로 더더욱 주의하셔야 합니다.
저 구멍들이 별거 아닌거 같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아찔 합니다. 미끄러지면 기본 뇌진탕입니다.
해마다 테트라포트에서 낚시인들이 실족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목숨까지 잃어버리는 매우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테트라를 탈 땐 바닥이 평평한 단화나 운동화를 신구요. 슬리퍼 착용 금지, 음주낚시 금지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미끄러지는건 굴껍질이 붙은 테트라이고, 젖은 테트라포트는 조심하시고 이끼가 낀 테트라는 아예 밟지 않도록 하세요.
특히 봄철엔 이끼가 많이 끼는데 더욱 더 주의하셔야 합니다.

Q : 겨울철 동해와 남해의 방파제에선 낚시가 안되나요?
A : 동해남부와 남해전역에선 겨울철동안 학꽁치낚시가 한창이랍니다.
     또한 테트라포트 구멍치기로 볼락이나 우럭과 같은 락피쉬를 잡을 수 있고 외해권 방파제라면 감성돔 낚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남해권은 사계절 낚시가 가능합니다.

Q : 겨울철 방파제에서 낚시할 경우 가족동반은 힘듭니까?
A : 겨울바다 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가능합니다. 신진도의 경우 수산공판장도 구경하고 겨울철 해산물도 맛보실 수 있구요.
     어딜가나 포구엔 제철생선회로 넘쳐나서 오히려 미식여행도 즐길 수 있고 캠핑이나 펜션에서의 바베큐 파티로 겨울의 운치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낚시하는 동안 가족들은 방파제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을 펜션에 놔두고 혼자 낚시하는것도 좀 그렇죠?)

Q : 낚시하러 왔는데 바다가 얼어있으면 어떡하나요?
A : 바닷물은 왠만하면 얼지 않습니다.

Q : 서해권 방파제에서 루어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은 우럭뿐인가요?
A : 루어에 반응하는 어종은 우럭과 노래미, 광어, 볼락인데 겨울철엔 아무래도 우럭이 확률이 높구요. 남해권에선 볼락이 확률이 높습니다.

Q : 겨울철 수도권에서 신진도 말고는 낚시할 수 있는 장소가 없나요?
A : 수도권 바다낚시 포인트 10곳, 서울에서 가까운 주요 낚시 포인트 모음 글을 참고하시구요.
     다른 곳은 낚시자체는 가능하고 실제로 하기도 하지만 겨울철 우럭을 잡을 확률은 신진도만한 곳이 없는거 같습니다.

Q : 신진도에서 추천 할 만한 맛집있으면 소개해주세요.
A : 신진도에 있는 조개구이, 횟집들은 다 고만고만하구요. 신진도에서 집으로 돌아가실때 서산시 먹자골목이 있습니다.
     서신시청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자마자 우회전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시면 좌측에 노걸대 뼈다귀해장국집이 있는데
     갠적으로 강추합니다. (그 집의 가격과 맛이 아직도 안변했다면 최상의 선택이 될 듯 합니다.)

Q : 겨울철 가족과 함께 하는 낚시가 있다면 소개시켜주세요.
A : 바다낚시는 바람도 쎄고 방파제에서 가족을 두고 낚시를 한다는거 자체가 곤혹스럽습니다. 비추하구요. 
     정 바다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거제도와 여수에 있는 해상펜션을 생각할 수 있구요. (관련글 : 가족낚시여행으로 좋은 해상펜션)
     그리고 12월 중순 현재 강원도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1월말부턴 강원도 인제군에서 "빙어낚시 축제"가 열리는데 
     근처엔 스키장도 있고 펜션도 많아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낚시체험으로 아주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