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고, 그로 인해 갖가지 비난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 억울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들을 감싸주고 싶던 마음도 일단 '거짓말'이 끼어들게 되면 순식간에 냉정해집니다. 사생활이 밝혀지는 것이 얼마나 싫었으면 거짓말까지 했을까,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거짓말'은 명백한 자충수입니다.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설령 떳떳하지 않아서 숨기고 싶더라도, 차라리 처음부터 그냥 드러내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혹독한 비난의 화살을 조금이라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일단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좀처럼 분노를 삭일 수 없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연예인으로 살아가면서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받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거짓말을 해봤자 들통날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원래는 오만석과 조안이 서로 사랑한다 해도, 그들을 비난할 권리는 시청자들에게 없다고 봐야 했습니다. 오만석은 조안과 관계없이 벌써 이혼한지 오래 되었고, 조안은 최근에 박용우와 헤어졌으나 결혼한 것도 아니었는데 사귀다가 헤어질 수도 있는 일이지, 그것을 제3자가 나서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조안에게 일방적으로 배신당했을 확률이 높아 보이는 박용우 한 사람뿐일 것입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솔직당당하게 인정했다면, 박용우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잠시 일어나긴 했겠지만, 남의 연애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관심 많은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 정도의 가벼운 비난은 곧 수그러들었을 거예요. 사귀다가 한쪽에서 마음 변해 헤어지는 커플이 어디 한둘인가요? 곧 그러려니 할 수밖에요.

그런데 오만석과 조안은 절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날에 오만석과 그의 딸과 조안,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놀이공원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치고 "본인들이 사귀는 게 아니라고 하니까 그 말이 맞겠지. 그냥 절친한 동료 사이일 거야" 라고 생각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벌써 그때부터 거짓말의 냄새가 진하게 솔솔 풍겼어요. 아무리 오만석의 딸이 조안을 따른다고 해도 그렇지, 하필이면 어린이날, 화목한 3인 가족의 모습으로 놀러갔다는 게 말이 되나요? 오만석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미혼여성으로서 충분히 오해받고도 남을만한 조안의 행동을 어떤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속 보이는 거짓말을 눈치채면서부터 대중의 마음은 그들을 떠났습니다. 대중의 관심은 그들에게 때때로 고통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유익을 주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 먹고 사는 직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반 회사원에 비할 바도 안되는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도 대중의 사랑이고, 그들의 연기생활에 기쁨과 활력소가 되어주는 것도 대중의 관심입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생활의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도 그들은 연예인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대중을 속이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중에게 받을 것은 다 받으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거짓말은 절대 안됩니다.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 혹독한 비난을 들어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매사에 솔직한 김혜수는 열애로 인해 오히려 호감도가 높아지고 더욱 큰 인기를 얻었으나, 솔직하지 못한 연예인들은 개인적인 사랑을 이유로 대중의 관심을 잃고 비호감의 수렁에 빠져드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이제 오만석과 조안이 어쩔 수 없이 그 대열에 합류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