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660년 소정방과 김유신이 이끄는 나당연합군은 백제의 사비성을 함락시켜서 근 700년에 이르는 백제왕조는 멸망하였다. 한때 중국의 요서와 산뚱을 경략하였고, 찬란한 문화유산을 일본에 전한 나라치고는 허망한 결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야사에 따르면 의자왕이 거느리던 삼천궁녀가 사비성이 함락되던 때 낙화암에서 몸을 던져 자결했다는 얘기가 있다. 적병에게 욕을 보느니 차라리 죽음이 났다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계백장군이 출정하기 전 자신의 식솔들을 모조리 베어버렸다는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부여에 가보면 물에 빠져 죽기 전에 바위에 부딪혀 먼저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운데가 삐죽 나와있는 바위가 있는데 그것이 낙화암이라고 한다. 당시에 백제의 인구라고 해봐야 백만이 될까말까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고 보면, 삼천의 미희라는 것은 전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도 만들 수 있는 집단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야사니까 그렇다고 해주고… (또한, 회의가 드는 것은 한명이 몸을 던지는데 평균 10초씩만 잡아도 3000 곱하기 10하면 무려 3만초=500분=8시간 2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나온다. 번지점프를 한다고 해도 이정도 기다려야되면 안하고 말겠다.)

  그렇다면, 이제 남는 의문점은 삼천궁녀가 자결을 안했다면 그들이 우려한대로 정조를 더럽히는 것은 기정사실이라 하고 과연 몇명의 남자를 상대해야 할까인데, 당시 백제를 침략한 나당연합군의 숫자는 대략 15만이라고 추정한다. 중간에 싸우다 죽은 군사, 여자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 군사(이런 놈이 있을까?), 성기능이 불구인 군사 등등을 합쳐서 한 3만정도 털어버린다고 치자.

  이렇게하고 거칠게 계산을 해도 남는 군사가 무려 12만이니 삼천궁녀는 약 40명의 무시무시한 남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도 성욕이 왕성한 군바리들의 조급한 행위를 단시간에 받아들인다는 조건까지 대입한다면 결과적으로 삼천궁녀의 자결은 현명한 판단이었을 수도 있겠다